집, 사람 그리고 생활의 삼각관계

JAJU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혼수로 장만한 주방 가위에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사이에 때가 껴있고 검정 플라스틱 손잡이에는 연한 금이 가있지만, 세월의 흔적이 깃든 주방 가위의 형태미와 따스함이 아름다웠다. 일상의 평범한 사물이 미적 대상으로 느껴져 마치 하나의 예술품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그래서 하잘것없는 것, 사소한 것에서 발견하는 세계의 무게는 결코 녹록지 않다. 사물의 기능적 쓰임새뿐 아니라 그것과 관련된 사적인 기억을 나누는 것. 아마도 자주의 작고 소소한 물건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